문학의 다양한 번역본(레미제라블)

내가 읽은 문학 작품들은 모두 한글로 번역된 것들로, 어렸을 때는 그냥 아무 출판사의 책이나 집어들고 읽었었다. 하지만 언젠가부터 번역자에 따라 같은 작품일지라도 번역본의 내용에 차이가 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고, 그 이후로는 읽고싶은 작품이 생기면 인터넷을 통해 어느 번역가의 번역본이 더 잘 읽히는지에 대해 조금은 검색을 해본 뒤에 책을 빌리거나 사는 편이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레미제라블의 번역본 일부를 가져와 보았다.

출판사 – 동서문화사

제1편 올바른 사람
미리엘 씨
1815년 샤를르 프랑스와 비앵브뉘 미리엘씨는 디뉴의 주교였다. 75살쯤 된 노인으로 1806년 이래 디뉴의 주교직을 맡고 있었다.
그가 이 교구에 도착한 무렵 그에 대해 퍼져 있던 여러 가지 소문이나 평판을 여기 적는 것은 이제부터 이야기하려는 내용 그 자체와 아무 상관 없는 일이지만, 정확을 기한다는 점에서 아주 소용없는 일은 아닐 것이다. 진실이건 거짓이건, 어떤 사람의 운명에 때로 실제 행동과 마찬가지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곤 한다. 미리엘 씨는 액스 고등법원 평의원의 아들로 고귀한 법관 가문 출신이었다. 전하는 이야기에 따르면, 그의 아버지는 아들에게 자신의 지위를 잇게 하려고 고등법원 관계 집안들 사이에 그즈음 널리 유행한 관습에 따라 그가 18살인가 20살 되던 해에 일찍 결혼시켰다고 한다. 샤를르 미리엘은 결혼한 뒤에도 많은 소문거리를 만들어냈다.
역자 : 송면


출판사 – 펭귄클래식

1편 의인
1. 미리엘 씨
1815년, 샤를르 프랑스와 비앵브뉘 미리엘씨는 디뉴 지역 주교였다. 나이 일흔다섯가량의 노인으로 그는 1806년부터 디뉴의 주교직을 맡고 있었다.
다음의 지엽적인 사실들이 우리가 할 이야기와 실제로는 하등의 관련이 없더라도, 그리고 다만 모든 것을 정확히 해두려는 뜻에 불과하지만, 그가 교구로 부임하던 무렵 떠돌던 소문과 이런저런 말들을 여기에서 간략히 소개하는 것이 아마 부질없지는 않을 것이다. 그것이 사실이건 거짓이건, 어떤사람들에 대해 하는 이야기들이, 실제 그들의 행위에 못지않게 그들의 삶에, 특히, 그들의 운명에 영향을 끼친다. 미리엘씨는 엑스 지방법원 판사의 아들이었다. 즉, 법복귀족이었다. 소문에 의하면, 그의 부친이 자기의 직책을 그에게 물려주기로 마음을 정하고, 그의 나이 열여덟인지 스물되던 해에 일찌감치 그를 혼인시켰는데, 법조인 가문들 사이에 흔한 관례였다고 한다.
역시 소문이지만, 샤를르 미리엘이 비록 결혼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숱한 이야기의 진원이 되었다고 한다.
역자 : 이형식


출판사 – 민음사

1편 올바른 사람
1. 미리엘 씨
1815년, 샤를 프랑스와 비앵브뉘 미리엘씨는 디뉴의 주교였다. 그는 일흔다섯쯤된 노인으로, 1806년 이래 디뉴의 주교자리를 차지하고 있었다.
그가 교구에 도착할 무렵 그에 관해서 퍼진 갖가지 소문이며 화제를 여기에 적는 것은 내가 이야기해야 하는 것의 근본적인 내용과는 아무런 관계도 없지만, 만사에 정확을 기한다는 점만으로도 아마 무용하지는 않으리라. 진위 여부를 막론하고, 어떤 사람에 대한 소문은 흔히 그 사람의 생애나 특히 운명에서, 그 사람의 실제 행위와 마찬가지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한다. 미리엘씨는 엑스 고등법원 판사의 아들로서, 법관 귀족 가문이었다. 전하는 바에 의하면 그의 아버지는 그에게 자기 지위를 물려주려고 당시 고등법원 사람들 사이의 유행에 따라 그를 매우 어린 나이에 열 여덟살인가 스무 살에 결혼시켰다. 미리엘씨는 그렇게 결혼했는데도 많은 소문을 자아냈다고 한다.
역자 : 정기수


출판사 – 범우사

제 1 편 올바른 사람
1 미리엘 씨
 1815년에 샤를 프랑수와 비앵브뉘 미리엘 씨는 디뉴의 주교였다. 그 무렵 그는 75세 정도의 노인이었는데 1806년부터 디뉴의 주교직에 있었다. 이런 것들은 이제부터 이야기하려는 본 줄거리와는 아무 관계가 없지만 어떤 일이라도 정확히 해 두고 싶은 단순한 뜻에서, 어떻든 전혀 쓸모없는 이야기만은 아니므로 그가 주교구에 왔을 무렵 그에 관해서 퍼진 소문이나 평판을 여기서 말하기로 하겠다. 어떤 사람에 대한 세상의 풍문이라는 것은 그것이 정말이든 거짓말이든 본인의 생애에서, 특히 그 운명을 통해서 본인의 행위와 똑같을 만큼 커다란 비중을 차지하는 일이 많다. 미리엘 씨는 엑스 고등법원 판사의 아들이었다. 즉 법복귀족 출신이었다. 세상의 소문에 의하면, 부친은 그에게 자신의 직업을 잇게 할 생각이었고 그 당시 고등법원 가문에 상당히 널리 퍼져 있던 관례에 따라 열 여덟 살인가 스무 살 되는 아직 어린 나이에 그를 결혼시켰다. 그런데 샤를 미리엘은 결혼하고 나서도 뜬소문의 씨앗을 화려하게 뿌렸다는 것이다.
역자 : 방곤


출판사 – 더 클래식

1. 올바른 사람
미리엘 씨
1851년 샤를 프랑수아 비앵브뉘 미리엘씨는 디뉴의 주교였다. 그는 일흔다섯 살쯤 된 노인으로 1806년부터 디뉴의 주교직을 맡아 오고 있었다.
그가 교구에 막 부임하던 시절에 알려졌던 그에 대한 소문이나 평판을 여기에 소상히 적는 것은 이제부터 이어질 이야기와는 그다지 상관이 없지만, 정확성을 위해서라면 밝혀 두는 편이 더 좋을 것이다.  그것이 진실이든 혹은 거짓이든 간에, 어떤 사람에 대한 소문이라는 것은 그 사람의 생애와 그 사람의 운명에 마치 실제와도 비슷한 영향력을 미칠 수가 있다. 미리엘 씨는 엑스 고등법원 평의원의 아들로 지체 높은 법관 가문에서 태어났다. 소문에 따르면,  그의 아버지는 아들에게 자신의 지위를 넘겨주기 위해 그즈음의 고등법원 집안 사이에서 유행처럼 번지던 관습대로 그가 열여덟 살이나 스무살쯤 되었을 때 서둘러 결혼을 시켰다고 한다. 샤를 미리엘은 결혼 뒤에도 숱한 뜬소문을 불러일으켰다.
역자 : 베스트트랜스

아직은 어느 번역본을 읽더라도 그런가보다 하고 넘어가는, 어느 것이 더 낫다고 판단하기에는 내가 읽은 책의 수가 많지 않은게 사실이다.

  1. 계속 책을 읽다보면 언젠간 어느 것이 더 나은지 판단할 수 있게 될까?
    –> 시간이 지나면 어느정도 판단이 가능해질 것 같다.
  2. 그런데 사실 번역본은 작가가 자신이 사용하는 언어가 아닌, 역자의 두뇌를 거쳐 한국어로 ‘변환’ 된 것인데, 어느 것이 더 작가가 썼던 원본에 가까운 것일까?
    –> 이건 내가 원서를 이해하기 전까진 (스스로는) 불가능하지 않을까 싶다.
    –> 누군가 다양한 번역서를 자세하게 비교 분석해준다면 이해할 수도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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